
합격한 것은 3월이지만 2단계 교육이 끝나가는 7월 말에서야 글을 쓰게 되었다. 정말 간절했던 합격이었는데 당시 합격 발표가 뜬 날 너무 기뻤던 기억이 난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화이트햇 스쿨 합격 후기와 팁을 쓸 예정이다.
1. 화이트햇 스쿨이란?
pre-BOB라고도 불리는 화이트햇 스쿨은 위의 포스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보보안 초~중급자를 위한 6개월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우수 수료자의 경우 BOB 지원시에 가산점이 있기도 하고, 정보 보안 학과가 아닐 경우 체계적인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여러모로 듣는 것을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나이 제한이 있기 때문에 대학교를 이미 졸업해버린 사람들의 경우 들을 수 없을 수도 있다.
2. 필기 지원
먼저 필자의 경우, 정말 놀랍게도 단 하나도 스펙이 없던 상태다.
정보보안 비전공자 (1전공은 아예 관련 없는 학과, 복수 전공으로 컴퓨터 관련 학과 수료 중), 토익 없음, 자격증 없음, CTF 수상 경력 없음 (참가는 한 적 있었다.)
학부 연구생 생활과 학교의 보안 학과 강의를 몇 개 듣고, 보안 동아리를 한 것 빼고는 거의 내세울 것이 없었다. 실제로 경력 기술하는 파트는 백지 수준이라서 제출하면서도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화이트햇 스쿨은 지원서의 글자 수 제한이 800자 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적은 경험에서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뽑아내어 800자를 꽉 채워 작성했다. 항목은 두 가지 였다.
- 자기소개, 본인이 이룬 가장 큰 성과, 지원 동기, 합격 후 포부 등
- 관심 분야. 화이트햇 학습 계획. 진로 계획 등.
가장 신경 썼던 점은 바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내가 화이트햇 스쿨에서 어떤 것을 진행할 지 작성하는 것이었다. 화이트햇 스쿨에 진심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보다 이 활동에 진지하게 임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것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싶은지, 화이트햇 스쿨에서는 이런 활동들을 한다고 알고있는데 여기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했다.
단순히 합격을 위해서가 아닌, 배워가기 위해서라도 자세하게 적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필자는 자기소개서에 적은 다짐대로 활동을 마무리한 상태다. 나중에 자기 자소서를 다시 읽어보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건 덤이다.
3. AI 인적성 검사 + 면접 및 필기 시험
서류 지원을 통과하면 AI 인적성 검사 + 면접 그리고 필기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참고로 이걸 통과해도 인성 면접이 또 있다. (너무 빡세다.) AI 면접은 인터넷을 치면 알아서 잘 설명이 나와있다. 종류가 여러 개인데 무슨 게임을 푸는 건 아니었고 그냥 MBTI 검사 같은거 하듯이 매우 그렇다, 조금 그렇다 등등 나와있는 선택지를 고르는 방식이었다.
의외로 힘들었던 건 AI 면접인데 두 번의 제출 기회가 있지만 웬만해서는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을 추천한다. 이게 두 번째면 마지막이라는 생각때문에 오히려 힘들다. 차라리 사람과 한다면 어떤 임기응변이라도 하겠는데 AI 면접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될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서 쉽지 않았다.
필기 시험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말해주자면 적당히 학교에서 배운 CS 기초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자료구조, 알고리즘 등등) 그리고 정보보안 기초를 알고 있다면 무리없이 풀 수 있을 난이도였다. 비전공자를 위해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정 안되겠을 경우 정보처리기사 필기 벼락치기 준비해라. 실습 문제는 크게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사실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이 잘 안난다. 정처기와 약간 비슷했다는 잔상만 좀 남아있다.
4. 인성 면접
구글 미트로 진행하며 다대다 면접이다. 동기들끼리 물어보니 각 방마다 분위기나 질문 방식이 달랐다고 해서 이건 순전히 어떤 멘토님들을 만나냐에 따른 운인것같다. 한 질문을 돌아가면서 말하는 방도 있었다고 하고, 한 사람 면접을 다 본 다음에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방도 있었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는 후자였다.
면접 질문은 공통적인 것보다는 자소서에 쓴 내용을 위주로 물어보셨다. 그렇기 때문에 자소서에 거짓말을 쓰면 안된다. 꼬리 질문이 들어왔을 때 대답하지 못하면 끝나는 거다. 특히나 자소서에 기술을 기술했다면 해당 내용에 대해 정말 깊게 물어보시는 경우도 꽤 많았다. 멘토님들은 현업자시다. 있어보이려고 어설프게 끼워넣다가 들키는 것보다는 시원하게 모르니까 배우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하자.
다음으로 주의해야 할 점은 화이트햇 스쿨은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1인당 주어진 시간을 절대 넘기면 안된다는 것이다. 말이 길어질 경우 가차없이 자르고 다음 사람으로 넘어간다. 사실 본인도 말이 중간에 컷 당해서 당연히 떨어졌을 줄 알았는데 붙었다.
다대다 면접이라 다른 사람의 대답에도 신경이 쓰이게 되는데, 내가 남들보다 부족해보여도 최대한 배우고 싶은 점을 어필하자.
면접까지 마치면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홈페이지에 결과가 뜨기도 전에 합격했다는 문자가 날아와 알바하다가 점프했다.
아래부터는 후기를 작성할 예정이다.
후기 요약 :
진짜 너무 바쁘다
핫식스는 나의 친구
중요한 거라서 궁서체로 적었다.
교육 단계는 1단계 (이론 교육), 2단계 (프로젝트), 3단계 (심화 교육)으로 나누어져있다.
1단계 : 첫 일주일 까지는 쉬울 줄 알았지
1단계 교육은 각자 듣는 인터넷 강의 + 주말에 하는 실시간 강의 두 가지가 동시 진행된다. 사실 강의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업자분들께서 멘토로 오시는거라 재미있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얘도 문제다 주말이 없다 토, 일 둘 다 약 6시간 씩 실시간 강의 듣고 있으니까
진짜는 과제다.
다시 말한다. 진짜는 과제다.
만약 내가 정말 파이썬도 모르는 1학년이라면 이 교육을 듣는 것을 한 번 재고해보기를 추천한다. 적어도 리눅스 기본 명령어와 C언어 기초는 알아야지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그 정도의 근성이 있던가. 한 달만에 과제 24개를 했다. 하나하나의 난이도가 한 학기 전공 강의의 중간 제출 과제 수준 혹은 그 이상이다. 물론 쉬운 과제도 도중도중 끼어있었지만 그건 일부였고. 이 한 달간 먹은 핫식스의 갯수가 평생 먹은 것보다 더 많다. 1+1 행사하면 여섯캔씩 쟁여왔다.
프로그래밍이나 해킹 원래부터 잘하는 사람은 그냥 휙 끝내는 듯 하다. 부럽다.
하지만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반 친구들과 회식할 기회가 있다면 많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면 2단계 들어가면 반을 거의 못보거든 더 바빠서
2단계 : 그런데 1단계는 장난이었다
1단계 교육이 끝날때즈음 2단계 프로젝트 주제 선정이 시작된다. 우리가 직접 주제를 제안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간혹 몇몇 멘토님들이 1단계 교육을 진행하며 하고 싶은 주제 조사를 하시긴 한다.) 멘토님들께서 정하신 주제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미리 내가 어떤 주제를 하고 싶다는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은 있어야한다. 주제 선택은 정말 야생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사라진다. 물론 센터 측에서 모두가 공평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지만 선착순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프로젝트 팀마다 전부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2단계는 어떻다, 하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일단 본인의 팀은 굉장히 빡셌다. 특히나 제로데이 주제일 경우 그냥 하루종일 그것만 하고 있는 듯 하다. 프로젝트만큼이나 발표 또한 빡세기 때문에 화이팅. 혼자 밤새는 건 예사고, 팀끼리 방잡고 밤새는 경험도 하게되었다. 해가 떠오를수록 모두가 서서히 미쳐가는 경험이 재밌었다. 이 자리를 빌어 익명으로나마 팀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부족한 PM이었지만 정말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서 뿌듯하다.
3단계 : 아직 하는 중
3단계에는 쉴 수 있겠지? 3단계 진행 후에 추가 할 예정이다.
빡세다는 이야기만 한 것 같지만 정말 빡센게 맞다. 놀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슬렁슬렁 할 생각으로 지원했다가는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걸 얻어갈 수 있는 화이트햇 스쿨이다. 보안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있다면 추천한다. 특히나 혼자서 공부하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인맥, 멘토님, 친구 등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소중한 기회이다. 그리고 센터에서 여러 이벤트도 많이 열어주신다! 소소하게 재밌었다.
화이트햇 스쿨이 내가 지금까지 한 대외활동 중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그런데 BOB는 어떡하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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